김정은 "미국에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태평양상 수소탄 시험 위협

입력 2017-09-22 18:42  

다시 고조되는 한반도 위기

미국-북한 '말폭탄 전쟁'
트럼프 "완전파괴" 경고에…김정은 첫 직접 성명
"망발 대가 받아낼 것…행동으로 보여주겠다"
군사 충돌 우려 커져…한반도 일촉즉발 위기



[ 정인설/이미아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2일 미국을 향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분석된다. 최초로 김 위원장 개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며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본인을 ‘로켓맨’이라고 부른 트럼프 대통령을 ‘깡패’나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미국과 북한의 강 대 강 대치가 자칫 군사충돌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고 수위의 말폭탄 전쟁

이날 북한의 대응은 두 가지 점에서 이전과 달랐다. 우선 김정은 개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북한은 노동당이나 북한군 같은 기관 명의로 성명을 냈다. 1월1일 신년사 외에 최고 통치자 명의로 대외 성명을 발표한 것은 김일성·김정일 시대에도 없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한과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도 대통령이나 총리 이름으로 대외성명을 잘 내지 않는데 북한에서 김정은 명의로 성명을 발표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큰 위협을 느꼈다는 방증이며 북한 주민을 결집하기 위해 이런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대한 발언 수위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북한을 절멸시킬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심중히(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며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리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김정은의 막말도 역대급이었다. “미국 대통령에게서 그동안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이라거나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 “미국 대통령의 정신병적인 광태”라는 표현이 그랬다.

◆군사적 충돌 일어나나

미국과 북한의 말폭탄 전쟁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됐다. 그 이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는 정도의 외교적 수사를 즐겨 썼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을 발사한 7월28일 이후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하자 북한은 괌 타격 경고로 맞섰다.

이후 북한의 거듭된 도발은 말폭탄 전쟁을 심화시켰다. 지난 2일 북한의 6차 핵실험이 기름을 부었다. 다음날 매티스 장관은 “북한을 절멸시킬 군사옵션이 있다”고 한 데 이어 18일 “서울에 중대한 위험 없는 군사옵션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유엔 총회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북한은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말폭탄이 단순 위협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선 ‘괌 포위 타격’이나 북한 이용호 외무상의 말처럼 ‘태평양상 수소탄 시험’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북한의 도발 이후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사용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심스런 관측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용호의 말도 조율된 발언으로 보인다”며 “화성-14형의 위력을 최소화하거나 30㎞ 고도나 수중에서 실제 핵탄두를 폭발시킬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 미국이 강 대 강 발언을 하면서 서로를 불필요하게 자극한 측면이 있다”며 “한국의 입지가 더 좁아져 우리 정부로선 북핵문제를 풀기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정인설/이미아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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